※ 들어가기에 앞서 : 별도의 패러렐 월드가 아닌 원작 기반의 이야기지만, 이타도리가 호랑이 수인입니다! 호랑이가 되었다가 사람이 되었다가 그 중간 어드메가 되었다가 합니다. : 하편은 성인향이므로 미성년자 분들은 읽으실 수 없습니다ㅠ.ㅜ 양해 부탁드려요. 문을 연 순간 후시구로 메구미의 시야를 가득 채운 것은, 황갈색과 검은색이 교차하며 이루는 무수한 줄...
그날 새벽잠이 없는 누군가가 이른 잠을 깨어 산을 바라보았다면, 우거진 가지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희고 푸른 천의 빛깔을 우연히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멀리서 보면 깃발이 굼실거리며 움직이는 듯도 했으나, 그 정체는 사실 사람이 사람을 업은 채 걸어가는 것이었다. 동이 텄다고 해도 아직 산길은 어둑했다. 푸르스름한 안개 사이로 저만치 보이는 이타도리 저택을...
이따금 할아버지가 해준 옛날 얘기를 떠올린다. 사랑하는 여자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귀한 비단을 있는 족족 찢어버렸던 바보 같은 왕. 정말 바보 같은 짓이긴 했지만, 나는 어쩐지 그 심정을 조금 알 것도 같았다. 좀처럼 웃지 않던 사람이 어쩌다 살짝이라도 웃는 순간, 그 이전의 세상과 그 이후의 세상은 아주 다른 것이 되어버리므로. ―이상...
후시구로 메구미는 자신을 향한 질문을 단번에 알아듣지 못했다. “후시구로 메구미, 너는 내가 어째서 그리했다고 생각하느냐?” 왜 그랬다고…… 생각하냐고? 처음 후시구로를 덮친 것은 의아함이었고, 그다음에는 격분이었다. 여기서 자신이 대답할 이유는 없었다. 이타도리에게 무슨 짓을 했냐고 물은 것은 이쪽이다. 질문에 합당한 대답을 내놓아야 하는 쪽은 스쿠나란 ...
주인의 명령을 최우선으로 받드는 식신에게 물어야 할 상대 역시 젠인의 피가 흐르는 자임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이무기는 달아날 곳이 없는 상대의 주변을 한 바퀴 휘돌았다. 먹잇감은 손쉬웠고 주인은 그자의 즉사를 원했다. 상대에겐 저항할 무기 하나 없었기에 주인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 돌아가는 것은 금방일 터였다. 무력한 먹잇감의 숨통을 끊는 데에는 계책조차...
굉음이, 밤의 적막한 공기를 갈랐다. 무언가 무게를 이기지 못해 우지끈 꺾이는 소리가 났다. 기왓장이 마구 떨어지며 저희들끼리 부딪혀 깨졌다. 오랜 세월을 한 자리에 버티고 서 있던 기둥이 그림자의 못에 반쯤 빠져 제 기능을 잃어버린 탓이었다. 중심축이 사라져 버린 지붕은 삽시간에 형태가 무너지며, 그 아래 서 있던 사람을 위협했다. 머리 위로 쏟아지는 ...
상황은 지지부진했다. 원체 이타도리는 말주변이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트러블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완고한 누군가의 마음을 대화로 돌릴 만큼 특출난 설득력을 지녔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한정된 언어적 표현이 인간의 무한한 사고를 어떻게 가두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해 본 적이 없다 하더라도, 살다 보면 자신의 ...
“이거…….” 이타도리는 어깨로 숨을 몰아쉬며 입을 열었다 – 그리고 생득 영역이라 하더라도 계속해서 뛰면 어쩐지 숨이 찬다는 미묘한 사실을 알았다 – . “완전히…… 미로 아냐!?” “그 말대로다.” 뺨에서 입만 놀리는 얄미운 상대는 그걸 이제야 깨달았냐는 듯이 긍정했다. “빨리도 깨달았군. 후시구로 메구미가 깨어나면 이 공간에 숨어든 주령도 내쫓길 텐데...
“……그게 정말이야?” 숨을 죽인 채 이타도리가 물었다. 아아, 하고 또 하나의 입이 흔쾌히 대답했다. “그래. 후시구로 메구미의 상태를 두고 거짓말은 하지 않아.” “하지만 그걸 첫눈에 알아봤다면 왜 지금까지 아무 말도…….” “아? 내가 왜 후시구로 메구미와 관련이 없는 자들 앞에서 후시구로 메구미의 상태에 대해 나불거려야 하지?” 아니, 관련이 없다고...
* 후시구로 생일 기념이긴 한데 내용 자체는 크게 생일과 관련이 없습니다… (;;) * 기본적으로 이타후시가 사귀고 있는 세계관입니다만, 원작 레벨(^^*)의 스쿠후시 요소도 공존합니다. * 짧은 중철본 정도의 볼륨이라 앞으로 네 편 안에 끝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만 4편이 3편이 되거나 5편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여하간 깊게 생각하지 말고 읽어주세...
이튿날은 주말이었다. 유지가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을 준비하는 동안, 이쪽은 심혈을 기울여 스쿠나에게 보낼 메시지를 썼다. 요는 시험기간 동안 공부와 살림을 동시에 해결하기 힘들어서 당분간 유지의 집에 머물러 있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이전에 보낸 메시지에는 여전히 ‘읽음’ 표시가 없었지만, 사실 그가 늦게 확인해도 나쁠 건 없었다. 메시지가 송신되자마자 휴대...
그 무렵의 유지는, 한 달의 절반은 쾌활했고, 나머지 절반엔 그렇지 못했다. 까닭은 명확했다. 일주일을 기점으로 생활 패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쌍둥이들은 교대로 우리 집에 왔다. 머무르는 사람이 바뀌는 기점은 금요일 저녁에서 토요일 아침 사이였다. 스쿠나가 머무르는 주의 금요일 오후가 되면, 유지는 눈에 띄게 유쾌해졌다. 곧잘 실없는 소리를 하고 별것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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